음악치료는 음악을 치료의 도구를 사용하는 것이니만큼 음악의 영향력에 크게 의존하는 특성이 있다. 영향력은 결과적으로 두 가지 효과로 나타난다. 먼저, 일시적인 효과다. 지금 이 시각의 음악이 개인에게 특정한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음악을 감상할 때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감소한다거나, 통증이 경감된다거나, 음악을 감상할 때 중뇌 변연계의 도파민 반출로 인한 쾌락적 즐거움이 동반되는 등의 현상을 말한다. 또 어떤 음악은 교감이나 부교감 신경 체제를 유도하는 자율 신경 반응을 가져오기도 한다.
다음으로 영속적 효과다. 이러한 효과는 몇 주에서 몇 달, 혹은 몇 년, 어쩌면 평생 지속될 수 있는데, 지속되는 음악 경험은 우리 대뇌에 구조적 변화를 가져오게 한다는 것이다. 뇌 신경 가소성으로 설명되는 이러한 구조가 변화는 일반적으로 음악인의 뇌가 일반인의 뇌와 다르다는 것으로 설명된다. 굳이 오랜 기간의 음악적 훈련이 아니더라도 사카모 등은 급성 허혈성 중풍 환자에게 매일 1~2시간씩 1개월간 음악을 감상하게 한 결과 전두변연계 네트워크에서의 미립자의 구조적재구성으로 이어졌다고 하며, 이러한 전두변연계 영역의 성형 변화는 음악에 의한 인지적 감정적 회복에 직접 연관되는 것이었다. 음악의 영향력이 일시적이든 영속적이든 간에 음악과 치료의 인과관계 메커니즘을 설명한다는 점에서 음악치료사는 이를 잘 이해해야 할 것이다. 실제 임상 치료에서 음악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적용할 것인가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음악이 미치는 생리적인 영향력의 메커니즘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음악이 뇌 중추신경 기능에 어떻게 연결되어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긴장과 이완의 반응을 가져오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 운동력에 대한 반응으로서 음악이 어떻게 운동력에 영향을 미치며, 실체적 재활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도 함께 이해해야 한다. 자율신경의 반응과 신경전달에 관련된 뇌파 파문의 변화를 가져오는 음악과의 상관관계도 알아야 한다.
음악 자극
자극적인 음악의 성격은 스타카토, 당김음, 악센트가 많으며, 조성의 변화가 급격하고 음역의 폭이 넓다. 또한 예측할 수 없는 음악의 흐름을 지닌다. 반대로 사람을 안정시키고 활동을 침체시키는 음악의 성격은 레가토적인 멜로디 중심의 음악이고, 조성의 변화가 거의 없거나 관계조의 자연스러운 변화가 나타난다. 음역의 폭이 좁고 급격한 멜로디의 변화를 가져오지 않으며 반복을 동반함으로써 진행을 예측할 수 있는 음악이다.
물론 모든 음악을 극단적으로 구분하여 침체시키는 음악과 자극하는 음악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대부분의 음악은 이러한 두 측면의 요소를 함께 사용함으로써 사람에게 감동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다만 전체적인 음악 스타일 면에서 볼 때 활동을 자극하는 음악은 사람의 교감신경을 자극하여 근육운동 체계를 활성화하는 반면, 침체시키는 음악은 사람의 부교감신경을 자극하여 편안하고 안정된 상태로 유도한다는 것이다.
음악 지각
음악은 다른 모든 소리와 마찬가지로 공기 진동의 형태로 이도를 통해 우리의 고막에 와 닿는다. 이 공기의 진동은 고막이라는 얇은 막을 진동시켜 물리적인 진동으로 바꾸고 고막과 연결된 3개의 고실뼈를 거치며 증폭되는데, 이 진동은 마침내 달팽이관이라 부르는 와우각에 와서 액체 운동으로 바뀌게 된다. 이 와우각 속에는 기저막이 있어 와우각을 두 부분으로 나눈다. 기저막에는 약 3만 개 정도의 털 세포로 된 말초신경이 연결되어 있으며, 진동을 감지하여 대뇌로 전달한다.
기저막의 털 세포를 자극한 액체 진동에 실린 소리는 청각신경을 타고 대뇌로 들어간다. 와우각의 구조와 수질에 연결된 청각신경은 8번 뇌 신경 또는 전정신경인데, 이것은 등쪽수질의 와우각 핵에서 끝난다. 수질은 뇌줄기의 가장 낮은 구조이며, 심장박동과 호흡 속도 등의 여러 자율 기능을 관할한다. 청각신경을 포함한 모든 감각 체계는 상승하는 그물 모양의 세망조직으로 들어간다. 이것은 궁극적으로 높은 뇌 중심의 전기적 활동을 저절히 유지하게 한다. 뇌줄기에서 올라오는 세망조직은 시상과 시상하부 측면의 간뇌를 연결한다. 시상하부에서 격막과 해마상융기의 대뇌변연계에 직접 정보를 보내는 동안 시상은 대뇌의 신피질 전역에 정보를 파급시킨다.
두뇌와 음악
저슬린과 패스트프앨에 따르면 음악은 우리 뇌에서 감정과 연관된 최소한 6개의 각기 다른 경로를 작동시킨다.
첫째, 뇌줄기 반응으로서 음악에서 특별하거나 시급한 사건으로 인식되는 신호에 반응하는 것이다. 매우 빠르며 자동으로 반응하는데 음높이나 빠르기의 급격한 변화, 급작스러운 화성 변화 혹은 소리 강세가 느낌 반응을 불러오게 한다. 둘째, 특정한 음악과 함께한 반복적인 음악 경험이 연관된 감정을 동반하게 한다. 셋째, 특정한 감정을 표현하는 음악의 요소적 특성으로 인해 음악과 동일한 유형의 감정을 감상자가 공유하게 된다는 것이다. 넷째, 음악이 시각적 이미지를 동반함으로써 감정이 유도되는 것이다. 다섯째, 음악이 과거의 기억을 동반할 때 그것과 연상된 감정을 유발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여섯째, 음악의 구조나 화성, 시간적 흐름에서 감상자의 기대를 음악이 충족시키는 과정에서 감정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다양한 경로를 작동시키는 음악 지각이 강한 정서적 경험으로 이어지는 데에는 무엇보다 대뇌변연계의 역할이 중요하다. 변연계는 대뇌피질과 시상하부 사이의 경계에 위치한 부위로, 곁에서 보았을 때 귀 바로 위쪽 또는 측두엽의 안쪽에 존재한다. 해마, 편도체, 시상앞핵, 변연엽, 후각신경구 등을 포함한다. 메논과 레비틴(Menon & Levitin, 2005)은 음악 감상에서 얻는 즐거움은 대뇌 보상 과정에 있는 중격핵과 복측피개부, 그리고 대뇌보상과 감정적 자극에 자율적으로 생리
적 반응을 가져오는 시상하부와 섬을 포함한 중간변연계 구조의 네트워크를 강하게 자극한 것임을 보여 주었다. 복측피개부가 중간변연계 도파민 신경세포의 장소여서 중격핵 투사와 도파민의 방출은 음악의 보상과 정서적 양상을 뇌와 중재함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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